Category: Christian Perspectives in the 21st Century / 21세기 크리스천의 관점

‘읊조림’형식의 성경 읽기가 주는 교육학적 의미

기독교 교육의 목적은 초대 교회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급변하는 사회적, 문화적, 기술적 변화에 대응하면서 다양한 신학적 접근과 교육적 방법론을 통합하여 교회의 필요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초기 기독교 교육의 주된 목적은 신앙의 기초를 세우기 위해서 교리교육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중세 기독교 교육은 신학적 지식과 성경적 지식을 전수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반면에 종교개혁자들은 교육의 목적이 그리스도인이 성경을 읽고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인적 접근, 사회적 참여, 그리고 생태적 책임감 등의 요소를 통합한 현대 기독교 교육은 그리스도인들이 기독교 신앙을 현대의 맥락에서 재해석하고 실천하도록 이끄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며 궁극적 목적으로 간주한다.

이와 같은 역사적 고찰은 ‘변혁(transformation)’과 ‘전수(transmission)’라는 신앙 교육의 두 가지 핵심적 측면으로 기독교 교육의 목적을 요약하도록 이끈다. 이 두 교육적 목적은 기독교 교육이 신앙 지식의 전달과 전통의 계승을 넘어 인간과 사회의 변혁으로 신앙의 내면화, 즉 삶을 변화시키고 유지하는 근본적인 과정에 기여하고자 하는 기독교 교육의 본질적인 목표를 명확하게 드려낸다. 그러므로 교회와 교육 지도자들은 이 두 요소가 서로 보완적이고 상호 의존적임을 인식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이러한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경험과 감정을 통한 동기 부여에 집중하는 현대 교육학적 트렌드에 따라 교회가 점점 더 변혁(transformation)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로 개인의 영적 성장과 변화를 강조하며,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전수(transmission)의 방식—즉 성경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교회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요한 신앙적 도전에 직면하게 한다:

  1. 교리적 깊이의 부족
  2. 감정적 의존성
  3. 주관적 신앙 경험의 과도한 강조

특히, 주관적 신앙 경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교육이 공동체적 신앙 이해와 실천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성경에 대한 이해가 왜곡될 수 있다. 왜냐하면 성경 해석이 개인적인 감정과 경험을 과도하게 반영하면 성경의 교훈을 왜곡하고, 직통계시와 극단적 신비적 경험주의와 같은 신학적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의 변혁(Transformation)과 전수(Transmission)라는 교육학적 측면에서 분석은 기독교 교육 목적의 불균형 현상 속에서 신앙 변혁을 위해서 교회가 신앙 전수의 교육 방식을 모색하고 실천하도록 요청한다. 이 요청에 본 저자는 ‘읊조림’ 형식의 ‘성경 읽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성경의 권위를 강조하는 개신교 신학자인 제임스 패커 (J.I. Packer)는 그의 저서 “Knowing God”에서 신앙생활의 중심에 성경 읽기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약학자인 N.T. 라이트 (N.T. Wright)도 성경 읽기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해하도록 하고 개인의 신앙 체험을 교정 시켜 신앙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그의 저서 “Simply Christian”에서 강조했다.

더욱이, 기독교 신앙의 올바른 변혁 과정은 신앙 전수의 방식인 성경 읽기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깊이 알고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교육적 관점을 실현하기 위해 본 저자는 여호수아 1:8~9절 말씀에 근거하여 ‘읊조림’형식의 교육 방법을 제안한다. 여호수아 1:8-9절은 “이 율법책을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라고 말씀한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변혁)에 앞서 말씀을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묵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구절이다. 여기서 “묵상하여” 로 번역된 히브리어 ‘하가(hagah)’라는 동사는 ‘깊이 생각하다,’ ‘신음하다,’ ‘슬퍼하다,’ ‘으르렁거리다,’ 그리고 ‘중얼거리다’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묵상하여”를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지적 또는 사고적 활동으로 여겨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회는 QT와 같은 묵상(깊이 생각 또는 명상)과 논리적 사고를 활용한 귀납적 성경 읽기를 신앙 교육 방식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묵상하여”를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와 함께 문맥 속에서 번역한다면, “묵상하여”는 ‘반복해서 입으로 성경을 중얼거리다’로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 국제 비평 주석(ICC. C. A. Briggs)은 연구(공부, 묵상) 하는 것에 대해 “낮고 소곤거리는 작은 소리로 그것을 여러 번 읽고 그것을 마음속에 새겨 넣고 깊이 기억하는 동양의 특유한 공부 또는 교수방법”이라고 말한다. 즉 반복하여 음성으로 표현하는 행위인 ‘읊조림’으로 볼 수 있다.

기독교 교육에서 읊조림 방식의 성경 읽기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읊조림은 최근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몸의 능동적인 역할을 논하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이론을 적극 활용한다. 이는 전통적인 인지 이론에서 제안한 정보 처리가 뇌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체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적용한 교육 방법이다. 또한 사람은 영적인 존재뿐만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존재로서 창조된 하나님의 형상이란 관점이 읊조림에 드러난다. 읊조림은 사람이 영과 육의 조화 속에서 성경 말씀을 깊이 있게 묵상하고 내면화 과정과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돕는다.

서장원 교수
센트럴신학대학원 디플로마 학과장
MACE, MACSE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Ph.D. candidate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달라스새로운교회 설교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