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구약 (1) – “전염병, ‘하나님의 권능’인가?”

Seung Ho Bang (구약관점 1) (Click to read in English)

지난 부활절 전, 제가 참가하고 있는 발굴 프로젝트 감독에게 부활절 예배를 줌을 통해 할 것이라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 우리도 유월절 예식을 줌으로 할 거야”라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유월절을 줌으로?”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이제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삶의 여러 가지를 많은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 놓은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가중되는 혼란과 어려움 속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하나님의 심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1] 그도 그럴 것이 출애굽기 8장 19절을 보면 이집트 마술사가 셋째 재앙을 보며 “하나님의 권능”이라고 인정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COVID-19이 “하나님의 권능”일까요?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전 먼저 구약성경에서 전염병이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출애굽기 10장 1~20에 나오는 여덟 번째 재앙을 연상시키는 이집트 시내 반도에서 날아다니는 메뚜기 떼의 모습; 사진 익명]

우리는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때뿐만 아니라 출애굽 이후 광야에서도 전염병을 경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민수기 25장은 배교로 인하여 전염병이 퍼지는 것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가나안 땅에 정착했을 때는 전염병이 블레셋 3개의 도시에 퍼진 사건을 볼 수 있습니다; 블레셋이 법궤를 빼앗아 그들의 도시에 두었을 때 “여호와의 손”이 엄중해 독한 종기의 재앙이 퍼졌다고 전합니다 (1 Samuel 5). 이후 다윗의 통일 왕국 시절 내린 인구조사로 인하여 진노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전역에 전염병을 퍼뜨린 적도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2 Sam 24:1–17).

이처럼 구약성경에서 전염병 발생은 하나님의 이스라엘 민족과 이방 나라를 다루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전염병 발병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없어 이런 특별한 플래그 (plagues)를 자연적인 발생으로 보거나 (예: 심카 야코보비치와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한 출애굽 해독) 또는 외계인 테크놀로지의 부작용 (예: 히스토리 채널에서 제작한 지오그리오 슈카로스의 고대 외계인)으로 보는 극단적인 시각도 있지만, 구약성경에는 더욱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합리적인 유행병 발생에 대해 보여 주는 대목이 있습니다.

철기시대 레반트 남쪽 지방 (현재 이스라엘과 레바논, 시리아를 포함한 지역)에서 초강대국이 침입했을 때 북이스라엘과 남유다가 취할 수 있었던 가장 효과적인 최후의 대응 방법은 성에 들어가 수성전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구약성경에는 고대 이스라엘 민족이 어떻게 수성전을 준비했는지 보여주는 대목들이 있습니다 (예: 역대하 32장의 히스기야가 앗수르 왕 산헤립의 침공에 대비하는 모습).

[실로암 터널은 긴 공성전에 대비해서 예루살렘 성 밖의 수원을 막고 성안에서 안전하게 물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급수시설이다; 사진 방승호]

성을 포위하고 공격하는 진영이나 성안에서 침공을 막는 쪽 모두에게 긴 공성전은 많은 고통을 안겨줍니다. 가장 큰 문제는 깨끗한 물을 얻는 것입니다. 깨끗한 물을 접하기 힘들 때 이것은 단순히 목마름의 문제만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좁은 성안에 있어야 할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공성전 때 불결한 위생 상태와 하수도의 부재로 인하여 전염병이 쉽게 발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염병은 좁은 공간에 갇혀있는 사람들에게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이 아주 위험해질 수도 있고,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텔 게젤 (위쪽) 그리고 텔 라기스 성문 바닥을 관통하는 수로가 있는데 이것은 하수도가 아닌 빗물이 흘러나가게 하기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진 방승호]

[남 레반트에서 현대적 개념의 상하수도는 그리스-로만 시대 이전까지는 소개되지 않았다. 이런 상하수도는 그리스-로마 도시에서 발견된다; 가이사랴에 있는 헤로디안 수로 (위쪽)과 텔 벳시안에 있는 공중화장실 (아래); 사진 방승호]

구약성경에 공성전 중 성안에서 질병이 발병한 직접적인 예는 없지만, 성을 포위하고 공격하는 진영에 질병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예는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원전 701년 앗수르 왕 산헤립이 예루살렘을 포위 공격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유행병이 발생한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왕하 19:35~37; 역대하 32:20~21; 사 37:36~37). 비록 앗수르 문서는 예루살렘 포위 공격과 그 결과에 대해 산헤립이 유다왕 히스기야를 ‘새장의 새”처럼 가둔 끝에 얻은 승리를 통해 그가 받은 전리품을 나열하는 완전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위의 세 구절 모두 산헤립이 앗수로로 돌아간 경우도 전염병을 통한 하나님의 역사하심 (역대하 32장 20~21절)으로 보도합니다. 예를 열왕기하 19장 35절은 “이 밤에 여호와의 사자가 나와서 앗수르 진영에서 군사 십팔만 오천 명을 친지라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보니 다 송장이 되었더라”라고 말합니다.

[라기스 부조 (위쪽; © The Trustees of the British Museum) 그리고 앗수리 공성퇴/흙 언덕 (아래쪽; 사진 방승호)]

[테일러 프리즘, 산헤립의 연대기; 사진 David Castor]

지금까지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전염병을 간략히 살펴보며 전염병이 대부분의 경우 “하나님의 권능”으로 묘사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COVID-19을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하나님의 권능”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해석은 윤리적으로 신학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해석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는 “하나님의 권능”이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인류가 지난 과거와 현재 범유행병 앞에서 얼마나 속수무책이었는지를 보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우리가 하나님 창조의 일부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의 창조 세계를 잘 관리할 일을 부여 받은 유일한 피조물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듯 보입니다. 그래서 자연을 분할하여 정복하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착취합니다. 이러한 시점에 본다면 코로나바이러스는 “하나님의 권능”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1] 존 파이퍼는 그의 코로나바이러스와 그리스도에서 하나님께서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우리에게 역사하시는 일을 여섯가지로 설명하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Piper, John. Coronavirus and Christ. Wheaton: Crossway, 2020. 69–72.

 

저자에 대해:

방승호 교수는 센트럴신학대학원 한국부 구약분과장으로 구약을 가르키고 있다. 성서 본문 연구와는 별도로 2008년 부터 이스라엘 네게브 북부에 있는 고대 유적지인 텔 할리프를 발굴하는 라하브 리서치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철기시대 유다 가정 제의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다. 저자의 다른 연구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researchgate.net/profile/Seung_Ho_Bang

 

편집인 주:
이 글은 블로그 [21세기 크리스천의 관점]에서 연재기획하는 “코로나 팬데믹”의 첫번 째 글이다. 센트럴신학대학원의 한국부 교수 방승호, 홍승민, 이연승, 김효준, 신광섭, 정신찬, 김경판 등 여러 필자들이 이 기획글에 참여할 것이다. 투고에 관심있는 독자들의 코멘트나 견해를 환영하며, spark@cbts.edu로 보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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