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 이야기: 달라스 – 달라스를 향한 비전

윤영혁 (달라스분교 디렉터)

약 20년전에 처음 유학길에 도착한 달라스 공항에 대한 인상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때가 8월달이었는데 공항 밖으로 나왔을 때 피부로 느꼈던 뜨거운 공기와 건조함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게 달라스에 대한 첫 인상으로 남아 있다. 한국을 떠나 미국 생활은 처음이었기에 모든 게 낯설었지만 가장 이질적으로 다가온 것은 달라스-포트워스 지역이 속한 텍사스의 황량하고 건조한 분위기였다. 달라스는 서로 근접하여 연결되어 있는 포트워스와 함께 미국내에서도 큰 도시를 형성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보았던 도시들이나 미국의 뉴욕과 같이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많은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도시의 분위기가 아니었다. 다운타운을 벗어나면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렵고, 차를 타고 한참을 가도 산도 보이지 않고 나무도 그리 높지 않은 숲이나 초원지대를 지나다보면 참 이 곳은 황량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미국 유학생활을 처음 접하면서 느낀 언어의 어려움과 유학생활의 고달픔이 어우러져서 처음 이 곳 달라스에서의 생활은 마치 광야의 메마른 곳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러한 느낌과 생각은 점차 이 곳에 정착해가고 달라스가 어떤 곳인지 경험하고 알게 되면서 새로운 차원에서 바뀌게 되었다. 지역에 있는 한인교회를 섬기며 틈틈이 미국 대형교회를 방문하면서 달라스가 얼마나 영적이고 복음적인 곳인지를 경험하게 되었다. 특히 교회가 아닌 일상적인 삶속에서 만난 미국 사람들과 대화해 보면서 거의 대부분이 믿음을 고백하고 살아가는 마치 어디를 가나 교회 교인들을 만난 것과 같은 경험들을 자주 접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더욱 하게 되었다. 흔히 미국 남동부 지역에 위치한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더 중요하게 가지고 살아가는 지역을 가리켜 바이블 벨트로 지칭하는데, 그 중심에 위치한 곳이 달라스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실제로 많이 알려진 여러 신학교들이 달라스에 위치해 있고, 미국의 100대 대형교회중 거의 절반이 텍사스에 위치해 있으며, 그 중 상당수가 달라스에 위치할 정도로 교회가 많다.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이 곳에서는 주말에 별로 놀러갈 곳이 많지 않아 교회외에는 달리 갈 곳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참여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을 정도이다.

Dallas@pixabay

물론 이 곳도 다른 여느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이 곳만이 가지는 영적이고 복음적인 분위기는 이 곳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만들었다. 비록 미국 모든 도시들을 방문해 보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어느 다른 곳과 비교해 볼 때 달라스만이 가지는 특별한 영적인 분위기가 있다. 지금 미국이 영적으로 침체해져 가고 복음적인 성경관에서 벗어나는 분위기 속에서 하나님께서 새로운 영적인 회복을 위하여 마치 메마른 광야에 생수를 공급하는 축복의 땅으로 달라스보다 더 좋은 곳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이 곳에서 오랜 기간을 지내면서 더욱 하게 되었다.

최근 10년간의 달라스의 변화된 모습은 이러한 축복이 미국 전체에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미국 전체가 경제적으로 침체되었을 때 텍사스가 그 영향을 가장 적게 받으면서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 오히려 기회의 땅으로 인식이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달라스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달라스에 사는 한인 인구들도 이에 덩달아 불과 5년 사이에 5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어나는 두배의 성장을 하게 되었다. 이제 달라스는 미국 전체에서 한 마디로 뜨고 있는 지역중에 하나가 되었고, 지금도 비록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는 지역중에 하나이다. 왜 이렇게 달라스로 사람들이 몰려오는지 많은 사람들은 이 곳의 저렴한 주택가격이나 물가, 좋은 교육환경, 혹은 여유있는 생활 환경 등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인 것들 이면에 달라스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비전이 있다고 믿는다. 하나님께서 많은 사람들을 보내시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그 동안 잘 다져진 영적인 토양위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들을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한인 사회로 좁혀보면 최근에 한인 인구들의 두배의 성장은 그대로 중형규모 이상의 교회들의 교인숫자나 새로 생겨나는 교회들의 숫자에서도 거의 두 배의 성장을 가져왔다.

달라스분교 수업 장면

현재 센트럴 달라스 분교는 그 분교 자체만으로도 텍사스내에 위치한 어떤 다른 한인신학교보다 더 많은 학생수를 가지고 있고, 또한 센트럴의 여러 다른 분교들 가운데서도 가장 큰 규모의 학생수를 갖고 있다. 처음부터 달라스 분교가 많은 숫자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내가 7년전에 처음 달라스 분교에서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디플로마 반 전체 학생은 10명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학생 숫자가 늘기 시작하더니 한 때는 거의 150명의 학생들이 M.Div 과정과 Diploma 과정에서 공부하는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지금은 그 숫자가 조금 줄어 들긴 했지만 여전히 큰 규모의 학생수를 자랑하고 있다. 아마도 달라스의 인구유입이 가져온 가장 큰 축복 중에 하나로 센트럴신학대학원의 달라스 분교의 급격한 성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단지 숫자의 성장만이 축복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비전과 행하심을 보고자 한다. 수업 시간에 만났던 많은 학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신앙을 갖게 되고, 그들의 인생가운데 함께 하신 하나님을 만나며, 사역으로 나아가게 되고, 벌써 많은 학생들이 졸업 후에 목회나 각자 주어진 삶에서 사역자들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은 분명히 이들을 향한 비전이 있고, 그 계획가운데 어떻게 달라스와 이 센트럴 달라스 분교가 사용되었는지를 목도하게 된다. 그 중에 많은 학생들은 심지어 전혀 신앙이 없다가 신학교를 통해 주님을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앞으로 행하실 일에 대한 비전을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실 것” (사 43:19)으로 선포하고 있다. 달라스 분교에 보내주신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더 이상 메마른 광야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구원의 길과 생명의 공급을 위한 하나님의 비전속에 있다고 믿는다.

하숙자 자매 (M.Div 과정)와 정정미 자매 (Diploma 과정)는 신학교를 통해서 각자의 인생가운데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되었는지 아래와 같이 고백하고 있다.

COVID19 전후로 세상의 삶이 변화되었듯이 CBTS 입학 전후로 나의 삶이 변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먹을만큼 먹어 자아가 갈수로 강해질 수 있는 나는 오히려 나의 자아를 십자가에 못박아 버리고 예수님을 닮으려 매일 매일 노력하고 있다. 하나님이 조금씩 조금씩 나의 눈을 뜨게 해 주시고 나의 모든 일을 주관하시고 주인되어 주심을 알게 해 주셨다. 입학전에는 축복이나 은혜를 바라는 교회의 예배 의식은 굿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M.DIV 과정의 수업을 통해서 복을 바라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고, 예수님을 닮으려 함으로써 영생을 얻음은 물론이고, 진리를 깨닫고 깨친대로 행하면 평안을 주시고 아름답게 나의 삶이 변화되어 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정이 되고 나아가 아름다운 사회, 나라, 세상이 되어갈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세상에는 각각 다른 모습과 다른 성격의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각자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주장하며 많은 갈등과 논쟁으로 관계가 끊어지거나 서로에게 고통을 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M.Div 강의를 통해 알게 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상대방의 가치를 알아보고 가장 그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하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즉 나의 능력을 가지고 나만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돕고 나누어 함께 잘 살아가도록 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우리에게 주심을 알게 되었다. (하숙자, M.Div 과정)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하나님은 사랑이 많으신 분이란걸 점점 더 알아가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고 교회를 다녀도 헌금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지 않았다. 어릴 때 집에 운전기사 2명을 거느리고 남부럽지 않게 사업하시던 아버지가 중학교때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가난하게 되면서부터 돈을 열심히 벌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돈을 벌어서 돈에 대해서는 나 자신과 가족 외에 써야 하는 것이지 남을 위해 쓴다는 것은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상황이 안 좋은 사람이 보이면 헌금을 하게 되고 주위의 어려운 사람이 보이면 벌써 주머니에 손이 간다. 먼저 마음이 앞서서 그런 것인지 가끔 큰 돈을 쓰고 후회(?)라는걸 할 때도 있었지만 내가 헌금한 금액보다 넘치게 꼭 다시 채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더 들고 작은 마음으로 도와 줬지만 크게 감사해 하시는 분들을 보면 보람도 느껴진다. 이렇게 힘든 가운데 적게나마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상황에 놓여진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정미, Diploma 과정)

이러한 고백은 센트럴 달라스 분교에 속한 모든 학생들 가운데 메마른 광야를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생명수가 흐르는 땅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비전이 어떻게 그들의 인생속에 이루어져 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하나님의 비전이 지금 센트럴 달라스 분교를 통해서 공부하는 학생들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 곳에 들어오는 모든 이들 가운데서, 그리고 이들을 통해 앞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사역속에서 계속해서 확장되며 이루어져 가기를 소망한다.


저자에 대해:

윤영혁교수는 리전트 대학교에서 신약학으로 박사학위(Ph. D.)를 받았다. 그 후에 달라스 지역에 새본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고 있다. 현재 센트럴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며 달라스 분교 디렉터로 섬기고 있다.

 

편집인 주:
이 글은 블로그 [21세기 크리스천의 관점]에서 연재기획하는 “한국부 이야기”의 세번 째 글이다. 센트럴신학대학원의 분교 디렉터 윤영혁, 박규석, 김형중, 김미성, 이경희, 김진규, 권석균 등 여러 필자들이 이 기획글에 참여할 것이다. 투고에 관심있는 독자들의 코멘트나 견해를 환영하며, spark@cbts.edu로 보내 참여할 수 있다.

NEW PROD: 1611455519